갓쀼의 망한 기업 - 2탄 [두산그룹은 왜 빚의 구렁텅이에 빠졌는가? feat.두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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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쀼의 경제 이야기/망한 기업 시리즈

갓쀼의 망한 기업 - 2탄 [두산그룹은 왜 빚의 구렁텅이에 빠졌는가? feat.두산건설]

안녕하세요~!

경제/부동산 블로거 갓쀼입니다.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 이은 갓쀼의 망한기업 2탄 [두산그룹] 편입니다.

 

두산그룹은 소비재 사업구조에서 중후장대형 중공업 사업구조로 성공적인 개편을 이뤄낸 기업입니다.

이러한 흔치않은 배경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에 경영계에서는 신화적인 존재로 군림하던 기업이죠.

이러한 두산중공업이 최근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그룹의 명운이 달린 암흑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두산그룹은 현재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이 되는 것은 뭐든지 팔고 있는 실정입니다.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 6000억 원을 지원받았으며,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하여 많은 자산들을 매각중입니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두산모트롤, 두산건설, 두산타워 등의 매각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을 추진중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이 완료된다면 채권단과 약속한 3조 자구안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던 두산솔루스(동박 사업)과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 그리고 그룹의 상징이던 두산타워를 잃은 것은 두산그룹으로서는 심각한 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산그룹의 상징이었던 두산타워는 현재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협상중이다.

두산그룹이 이토록 망가진 원인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두산그룹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산그룹은 구한말 1896년 창업주 박승직 회장이 서울 종로에 세운 '박승직 상점'을 모태로 한 대기업 집단입니다. 창업 시기로만 따지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지주회사인 (주)두산과 존속법인이 다르고, 업종이 변경되었다는 점에서 최장수 기업은 아니라는 견해도 많습니다.

 

 

아무튼 오랜 역사를 가진 두산그룹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공업 위주의 소비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였습니다. 당시 두산그룹은 오비맥주, 코카콜라, 버거킹, KFC, 네슬레, 코닥, 3M 등 소비재 사업을 영위하였죠. 그러나 1991년 두산전자(現 두산 전자BG)가 그 유명한 낙동강 페놀사건을 일으켰고, 경상도 지역에서의 대규모 불매운동 직격타를 맞았습니다. 특히 OB맥주의 경우 맥주라는 제품의 특성 상 물에 대한 이미지가 중요했는데 낙동강 페놀사건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이미지 훼손을 당하게 되었죠.

이러 인해 두산은 1995년 적자 규모 9천억 원/부채비율 625%라는 지금봐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은 두산그룹에게 어마어마한 손실을 불러온다.

이로 인해 두산은 그룹의 명운을 걸고 사업구조 개편에 돌입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두산은 가히 그룹의 명운을 걸었다고 표현할만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했습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위해서 비주력 계열사가 아닌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을 모조리 팔아넘겼고, 그렇게 마련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2001년 한국중공업(現 두산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중공업그룹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이후 2003년 고려산업개발(現 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現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인수하며 완벽하게 중공업그룹으로 변신하게되고 사람들에게도 중공업 기반의 거대기업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사람이 미래다' 광고로 두산은 한 때 최상위 기업으로 인식되었다.

그렇다면 소비재 사업구조에서 중후장대형 중공업 사업구조로 성공적인 개편을 이뤄내 신화적인 존재로 군림하던 두산그룹이 어떻게 이러한 위기상황에 몰리게 됐을까요?

 

저는 두산그룹이 현재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 두산그룹은 감당하지 못할 리스크 높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두산그룹을 망하게 한 가장 큰 이유 두산건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두산건설은 그 이력을 본다면 가히 손대는 사업마다 어마어마한 손실을 내는 트롤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산그룹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일산 위브 더 제니스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산 탄현에 위치한 이 거대한 주상복합은 2013년 완공되었으나, 입주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형평수 미분양분이 남아있습니다. 많은 미디어에서도 주목받고 한 때 홈쇼핑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방송까지 나왔던터라 많은 분들이 두산건설 적자의 원흉으로 알고 있지만, 해당 사업장 하나만으로 두산그룹을 지금의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가 더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는 준공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였기 때문에 단지의 95%가 미분양이었습니다. 문제는 두산위브 미분양이 발생했을 때, 일산 제니스 미분양 사태까지 겹치면서 동시에 초대형 미분양 단지 2개를 갖게 되면서 그룹 전체의 부실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외에도 두산건설은 울산 대현 주택사업, 용인 삼가, 천안 청당, 화성 반월 등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불러일으켰죠. 더군다나 남들은 떼돈을 벌어가는 민자 지하철 사업에서도 두산건설은 누적적자가 4000억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저주받은 신분당선...)

일산 위브 더 제니스 - 어마어마한 규모에 어마어마한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은 그룹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2013년부터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쏟아부은 지원금이 무려 1조 9000억입니다. 두산그룹은 그간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알짜사업과 자산들을 팔아왔는데, 해당 사업부들을 현재 보유하고 있었다고 치면... 지금의 위기는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둘째, 두산그룹은 미래사업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두산중공업의 주력 매출원천은 석탄화력발전 관련 매출입니다. (두산중공업 매출의 약 60% 이상이 석탄발전에서 발생)

러나 전 세계적인 탈석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 발주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에서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GE를 비롯한 세계 석탄발전 리더들도 석탄발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다른 살 길을 모색하느라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두산중공업 같은 후발주자는 그 여파에 휩쓸리기 더욱 쉬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사업재편을 해야하는 체력을 두산건설 같은 비주력 계열사를 지원하는데 모두 소모하였죠. 즉, 탈석탄이라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안된 상황이 지금의 두산건설 위기를 불러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산그룹은 밥캣 인수 이후 수 년간 해당 인수자금을 해결하는데 힘을 소모하였습니다. 다만, 밥캣은 지금에서야 두산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성공한 M&A가 되었으나, 어쨌든 두산은 해당 인수여파로 다 년간 다른 사업은 크게 벌일 수 없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앞서 언급했듯이 두산건설을 전력으로 지원해야 했고, 탈석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더해서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으로 두산중공업의 수익성이 훼손되기도 했죠. 그러나 탈원전은 두산그룹이 현 상황에 쳐하는데 주된 이유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력으로만 돈을 버는 회사도 아니었으며, 당장 진행하던 원자력 사업이 전면중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 년에 걸쳐서 두산중공업의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두산중공업이라는,,, 특히 두산그룹 전체가 탈원전만으로 흔들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미 재무상태가 망가질대로 망가진 두산이기 때문에 그 여파가 더 크게 느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석탄발전 발주량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오늘은 두산그룹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원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리스크가 큰 사업을 관리하지 못하면 그룹 전반이 무너질 수가 있다. 항상 리스크를 면밀히 관리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은 렌탈사업의 원조! 웅진그룹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